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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앨빈 토플러 (청림출판,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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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1. 다음 제시문을 5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문제 2. 제시문의 저자의 견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1200~14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보스턴에서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아메리칸 에어라인 757기가 로키산맥을 지나고 있을 때, 갑자기 탑승객 마이클 타이의 팔과 머리가 통로 쪽으로 툭 떨어졌다. 그의 옆에 앉아 있던 간호사 출신의 아내는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임을 직감했다. 타이의 심장은 불규칙하게 박동하며 뇌에 혈액을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했다. 62세의 타이가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승무원이 노트북 크기의 장비를 들고 나타났다. 승무원은 그의 몸에 전선을 부착하고 전기 충격을 가했고, 그의 생명을 구했다. 그리고 타이는 비행 중에 제세동기(除細動器)로 생명을 건진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이 제세동기가 비행기에 실린 건 불과 이틀 전이었다.
인간의 심장처럼 사회와 경제에도 부정맥[심실 조기 수축], 빈맥*, 심방 세동**, 조동*** 등 불규칙한 박동과 발작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불규칙하게 점점 가속화되는 변화 속도와 그에 동반되는 지속적 비동시화는 우리를 일시적인 모순 상태로 밀어 넣고 있다. 제세동기가 없는데 말이다. 이처럼 우리의 제도와 기업, 산업, 경제가 서로 동시적이지 못할 때 개인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까? 숨이 가빠질 정도로 속력을 높여 달리고 있다면 그 끝은 어떻게 될까? 시간과 속도는 어떻게 서로 묶여 있는가?
먼저 고대 중국이나 봉건 유럽에서처럼 사람들이 시간당으로 급료를 지불받지 않았던 [제1의 물결인] 농업사회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노예나 농노, 물납(物納) 소작인****들은 그들이 생산한 양의 일정 부분은 하사받거나 보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시간을 직접적으로 돈으로 환산해 지급받지는 않았다. 날씨, 인간 및 동물 에너지의 한계, 극히 원시적인 기술,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쳤지만 농부 가족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했는지는 상관없었다. 우리의 시간과의 관계와 그들의 시간과의 관계는 엄청나게 달랐던 셈이다.
프랑스의 역사가 자크 르 고프(Jacques Le Goff)에 의하면, 14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의 성직자들은 시간이 오로지 하나님에게 속해 있으므로 시간을 팔면 안 된다고 설파했다. 시간당으로 노동을 파는 행위는 이자를 위해 돈을 파는 고리대금업만큼 나쁜 일이었다. 15세기 프란체스코회 수도사 시에나의 성 베르나르도(Bernardino of Siena)는 인간이 시간에 대해 말하는 방법도 몰라야 한다고 했다.
산업혁명이 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화석연료와 공장은 인간의 생산성에 관한 농업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괘종시계와 손목시계가 보급됨에 따라 시간을 더 정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오래 또는 빠르게 작업하느냐가 차이를 만들었다. 제2물결에 속한 고용주들은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립라인의 속도를 올리거나 일한 만큼의 보수를 지급하여 노동자들의 노동을 쥐어짰다. ‘시간은 돈’이라는 공식을 근거로 공장의 노동자들은 시간당으로 임금을 지급받았다. 미국 노동통계청은 아직까지도 시간당 생산량으로 노동생산성을 측정하고 있다.
초기 현대화 지지자들은 부와 시간을 풀 수 없게 붙들어 맨 사슬에 또 다른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서양은 고리대금에 반대하는 전통적인 법들을 차례차례 폐지하고 시간을 근거로 하는 이자 지급을 합법화했다. 이에 따라 시간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자, 기업, 정부의 지불 체계가 널리 확대되었다. 이런 방식으로 노동과 돈의 가치는 점차 시간을 기초로 결정되었다. 서로 분리되어 진행되던 이 두 변화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노동자, 소비자, 차용자, 대여자, 투자자로서의 개인이 모두 역사상 유례없이 시간에 얽매이게 되었다는 뜻이다.
노동자들은 과도한 경쟁에 불만을 터뜨렸다. 예술가, 작가, 영화 제작자들은 이를 풍자했다.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에서 노동자와 시계 장면을 연출한 프리츠 랭(Fritz Lang)이나 <모던 타임스Modern Times>의 찰리 채플린이 그 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퇴근 시간을 찍는 펀치시계와 시간을 중요시하는 테일러주의 경영 방식이 번지면서 시간의 사슬은 갈수록 강해졌다. …<중략>…
어제의 노동계는 시간을 표준 길이로 일괄 처리했다. ‘9시에서 5시까지’의 근무시간은 수백만 근로자들의 기본 틀이 되었다. 점심시간은 30분이나 1시간으로 정해졌고 쉬는 날도 규격화되었다. 근로계약과 연방법으로 인해 근무 외 노동시간의 비용이 높아지자 고용주들은 표준 시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기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먹고, 사무실이나 공장으로 출근하고, 정해진 교대조에 따라 일하고, 러시아워에 집으로 퇴근하여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모두가 어느 정도 동시화된 것이다.
이 표준 시간은 공장에서부터 시작하여 삶의 나머지 부분으로 두루두루 퍼져 나갔다. 산업시대의 거의 모든 사무실은 공장과 별다름 없이 획일화된 불변의 스케쥴을 따랐다. 학교도 비슷한 시간 체계에 아이들을 끼워 넣어 훗날 공장 근로자로서의 삶을 준비시켰다. 눈에 잘 띄는 노란색 스쿨버스에 탄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시간에 맞춰 일터로 출근하는 삶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 안에 들어가면 종이 울리고, 아이들은 똑같은 모습으로 줄줄이 늘어선 교실 안팎을 드나들었다. 물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비하여 오늘날의 신흥 경제(emergent economy)는 학생들이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전혀 다른 임시 원칙들에 의해 작동된다. 집합시간 대신 맞춤시간으로 이동하여 어제의 표준 시간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상품과 시장이 개인화되는 움직임과 병행하여 비개인화된 시간에서 개인화된 시간으로 이동 중이다.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는 그의 저서 <프리에이전트의 시대Free Agent Nation>에서 스스로 자기 시간을 설정하는 프리에이전토, 즉 단독으로 활동하는 전문가, 프리랜서, 독립된 계약자, 컨설턴트, 수백만 명의 다른 자유업자들이 노동력의 중심인 나라를 묘사한다. 그는 미국에는 이미 미국 노동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300만 명의 프리에이전트 또는 조직 이탈자가 있으며, 이는 제조업 근로자 수의 2배, 노동조합 회원의 2배라고 지적했다. 또한 통계상으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아마 프리에이전트의 절반 이상이 프로젝트나 커미션에 따라 또는 시간이 아닌 다른 근거를 바탕으로 돈을 벌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산업 자본주의에서 당연시되는 특징인 임금 노동이 더 이상 당연시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미 수백만 명을 넘어선 재택 근무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시간에 산책하러 가거나 샌드위치를 먹는다. 1분이라도 자리를 비우면 다른 하부체계의 근로자들이 불필요하게 기다려야 하는 공장 조립라인의 근로자들과는 전혀 다르다. 물론 쇼핑, 은행업무, 투자 등 집에서 혹은 온라인을 통해 전개되는 경제 활동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활동 역시 언제든 비동시적으로 행해질 수 있다. 차츰 지식이 노동의 가치를 좌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작업 시간도 획일적인 표준 시간에 따를 필요가 없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시간을 미리 정해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소니(Sony)의 공동 창립자인 고(故)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의 말처럼 ‘공장 근로자가 오전 7시에 출근하여 생산적인 일을 하리라는 사실은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엔지니어나 연구원이 오전 7시에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지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중략>…
이런 변화는 가정생활에도 반영된다. 고정된 스케줄이 변하는 것처럼 일하는 시간과 가정생활의 경계선도 흐릿해진다. 폭스 뉴스(Fox News)의 간부 존 무디(John Moody)는 “내가 자랄 때 부모님은 5시 반에 직장에서 돌아와 저녁을 먹고 6시에 뉴스를 보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 동네에서 그렇게 규칙적으로 사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는 현재 9시에서 5시까지 일하는 사람은 미국인의 3분의 1미만이며,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식사 풍습도 사라지고 있다고 밝힌다.
TiVo*****, 아이팟(iPod)과 그 외의 다른 시간 전환(time-shift) 기술 덕분에 이제는 모두가 정해진 시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아도 된다. 스케줄이 각기 다르게 개별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많은 이들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가족과 친구들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만나는 시간을 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부 창출 시스템은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시간과의 관계에 있어서 더 커다란 불규칙성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개개인은 산업시대의 폐쇄적인 경직성과 규칙성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예측 불가능성이 증가하며, 개인의 대인관계와 부의 창출을 조정하고 비즈니스를 행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진다.
타이밍의 변화는 다른 무엇보다 사람, 문화, 경제 전반의 동요를 일으킨다. 1970년 패스트푸드가 프랑스로 밀려들기 시작했을 때 많은 이들이 유럽의 미국화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병적인 적개심을 보였던 원인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약 30년이 지난 후 독일의 소매업자 귄터 비에르(Günter Biere)도 바로 이런 반응에 직면했다. 일요일 판매 금지 규정의 허점을 이용하여 일요일에 베를린의 카우프호프 백화점을 개장할 계획이었던 그는 전국적인 논쟁의 중심 인물이 되었고, 관습을 뒤흔드는 람보 같은 자라고 공격당했다. 반면 일요일 영업을 지지하는 이들은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전 동독 슈베트 출신의 어느 물품 구매자는 “독일의 낡고 어리석은 전통이 여기에 반대할 뿐이다. 우리는 미국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일어나는 상황은 미국화가 아니다.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에 동반된 낯선 삶의 리듬이 도래한 것이다. 반대하는 목소리와 상관없이 이 변화된 리듬은 프랑스, 독일, 영국에 자리를 잡고 서서히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파리, 런던, 베를린보다 도쿄, 서울, 상하이에서 더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속도와 불규칙성은 또 다른 시간 전환을 동반한다. 이는 간헐적인 운영부터 중단 없는 연속적인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호텔 비즈니스센터는 물론이고 신문 인쇄소까지 24/7[연중무휴, 하루 24시간 한 주 7일간 모두 문을 연다는 뜻] 영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미용실과 체육관, 슈퍼마켓이나 소매점들은 문을 닫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마루에쓰(Maruetsu) 슈퍼마켓과 이온 맥스밸류(Aeon Maxvalue) 아울렛은 연중무휴로 전환하고 있다. 와세다 대학 마케팅과의 노구치 토무(野口智雄) 교수는 조만감 밤늦은 시간까지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일반적인 낮시간 영업의 50퍼센트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 도시의 모습을 알고 싶으면 브라질의 쿠리티바를 살펴보라. 리눅스의 유통업체 코넥티바(Conectiva) 외 200여 개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자리 잡고 있는 이 생태도시는 세계 각지의 건축가와 도시계획가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곳이다.
나는 한밤중에 건축학을 전공한 도시계획가이자 쿠리티바 시장을 역임한 자이메 레르네르(Jaimer Lerner)와 함께 ‘24시 거리’에 나간 적이 있다. 처음에 간 곳은 깔끔한 커피숍과 레스토랑들이 불을 밝히고 있는 거리였는데, 그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던 젊은 남녀들은 모두 ‘자이메’의 이름을 외치며 손을 흔들거나 미소를 지었다. 다음 거리는 병원, 치과, 법률 사무소 등이 자리해 24시간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역이었다. 그 다음 거리는 주민들이 언제라도 편한 시간에 허가나 면허를 받고 기타 민원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24시간 정부관청이 자리 잡고 있었다.
중단 없는 연속 서비스는 각 개인이 스스로 소비 스케줄을 정할 수 있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불규칙한 시간으로 이동하게 만든다. 그런 다음 생산과 소비 양 측면에서 시간과 박자가 더욱 복잡해지고 탈대중화되어 간다. 이는 비즈니스와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개발 수준에서의 경제성에 실질적인 결과를 나타낸다. 특히 금융계에서 이런 연속 흐름으로의 이동이 두드러진다. 장외전자거래시장(ECN, Electronic Communications Networks)이 생겨나 주식시장이 끝난 후에도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면서 그간 확고하던 증권거래소들은 업무시간을 늘리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미래의 거래 시스템은 확실히 24시간 체제가 될 것이다.
시간의 압박, 시간을 더 작고 불규칙하고 잘라낼 수 있는 우리의 능력, 전자 인프라의 엄청난 힘과 속도, 개별적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상품, 점점 세밀해지는 지급체계, 이 모든 현상은 돈의 흐름이 어느 시점에 가장 정점에 오를지 예측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가속화, 불규칙화, 연속적인 흐름 등 서로 연관된 이 변화들은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의 풍경 전체를 바꿔 놓는다.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닥칠 이런 변화들도 산업시대의 시간을 21세기의 시간으로 대체하는 더 커다란 변혁의 일부분일 뿐이다.

* 빈맥 : tachycardia은 분당 심장박동률이 100회 이상일 때를 말한다. 정상인의 경우는 분당 70~75회를 뛴다.
** 심방 세동 : fibrillation, 심장 질환에 의한 근육성 진통
*** 조동 : flutter,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두근거리는 것
**** 물납 소작인 : sharecropper. 미국의 노예제 폐지 후 남부에서 생성됨.
***** 티보 : 디지털비디오리코더, 광고를 없애거나 잠시 정지시켰다 다시 볼 수 있는 새로운 TV 시청 시스템

―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중 「8장. 새로워지는 시간의 풍경」




* 관련 문제 : 2007 서울대학교 정시 논술 문제(http://admission.snu.ac.kr/filedata/2007jungsinonsul.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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