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서 아감벤 세미나를 했습니다. <호모 사케르>의 2부와 3부를 읽었습니다. 오늘(금요일, 4월 30일)부터는 1부 1장을 읽습니다. 1부는 좀 꼼꼼하게 읽을 겁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주저 없이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marx21.cyworld.com
여기에 오시면 일정을 비롯한 진행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락처도 거기에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너무 늦게 올린 안내를 탓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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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degger says, with great pride: "People say that Heidegger is a fox." This is the true story of Heidegger the fox: Once upon a time there was a fox who was so lacking in slyness that he not only kept getting caught in traps but couldn't even tell the difference between a trap and a non-trap. This fox suffered from another failing as well. There was something wrong with his fur, so that he was completely without natural protection against the hardships of a fox's life. After he had spent his entire youth prowling around the traps of people, and now that not one intact piece of fur, so to speak, was left on him, this fox decided to withdraw from the fox world altogether and to set about making himself a burrow. In his shocking ignorance of the difference between traps, he hit on an idea completely new and unheard of among foxes: He built a trap as his burrow. He set himself inside it, passed it off as a normal burrow—not out of cunning, but because he had always thought others' traps were their burrows—and then decided to become sly in his own way and outfit for others the trap he had built himself and that suited only him. This again demonstrated great ignorance about traps: No one would go into his trap, because he was sitting inside it himself. This annoyed him. After all, everyone knows that, despite their slyness, all foxes occasionally get caught in traps. Why should a fox trap—especially one built by a fox with more experience of traps than any other—not be a match for the traps of human beings and hunters? Obviously because this trap did not reveal itself clearly enough as the trap it was! And so it occurred to our fox to decorate his trap beautifully and to hang up equivocal signs everywhere on it that quite clearly said: "Come here, everyone; this is a trap, the most beautiful trap in the world." From this point on it was clear that no fox could stray into this trap by mistake. Nevertheless, many came. For this trap was our fox's burrow, and if you wanted to visit him where he was at home, you had to step into his trap. Everyone except our fox could, of course, step out of it again. It was cut, literally, to his own measurement. But the fox who lived in the trap said proudly: "So many are visiting me in my trap that I have become the best of all foxes." And there is some truth in that, too: Nobody knows the nature of traps better than one who sits in a trap his whole life long.

아주 재미있는 글이다. 더불어 아감벤이 <사유의 역량> 제3부 '하이데거와 나치즘'에서 언급한 내용도 재밌다..

하이데거와 그의 사유 구조에 대한 애증으로 가득 찬 이 글은 Arendt, Essays in Understanding 1930-1954, New York: Harcourt. Brace, 1994, pp.361~2에 수록되어 있다. 다음은 그 전문이다.

하이데거는 엄청 자랑스러운 듯 얘기한다. “사람들은 하이데거가 여우라고 말한다.” 좋다. 그렇다면 하이데거라는 여우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자. “옛날 옛날에 여우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이 여우는 언제나 덫(함정)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덫과 덫이 아닌 것의 차이도 말할 수 없을 만치 그다지 교활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이 여우는 또 다른 결함 때문에 괴로워했죠. 모피에 큰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엄혹한 생활환경으로부터 여우를 보호해 주는 자연적인 방패막이도 전혀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설치한 덫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젊은 시절을 모조리 소진해 버린 후였고, 이제는 모피 중에서 상하지 않은 곳이라곤 하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여우는 여우의 세계에서 완전히 종적을 감춰버리자고, 자기만의 굴을 파자고 결심했습니다. 덫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다는 놀라운 결점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이 여우는 완전히 새로운 생각, 다른 여우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생각을 해낸 것입니다. 덫을 자신의 굴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여우는 굴 안에 몰래 숨어서 이것을 평범한 굴처럼 꾸몄습니다. 교활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여우들의 덫이 그 여우들의 굴이라고 이 여우는 항상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 다음에 나름대로 꾀를 내 여우들에게 자신이 만든 덫, 자신에게만 딱 들어맞는 덫을 공급하자고 결심했습니다. 이것은 이 여우가 덫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는 것을 또 다시 증명한 셈이었습니다. 아무도 이 덫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던 거죠. 이 여우가 덫 안에 틀어박혀 있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여우는 몹시 화가 났습니다. 결국 누구나 알고 있듯이, 모든 여우는 자기 꾀에도 불구하고 종종 덫에 걸리게 됩니다. 여우의 덫, 게다가 덫에 관해선 그 어떤 여우보다도 풍부한 경험을 쌓은 여우가 만든 덫이 왜 인간이나 사냥꾼이 만든 덫에 견줄 수 없었을까요? 이 덫이 덫이라는 점을 충분히 명확하게 스스로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임이 틀림없어! 그래서 우리의 여우는 덫을 아름답게 꾸며서, “어이, 모두 이리 와 보라구. 여기에 덫이 있을 거야.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덫이야”라고, 그 누구도 오해할 수 없을 정도의 표지판을 세워두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어떤 여우도 실수로 이 덫에 빠질 수는 없다는 게 누구에게나 분명해졌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여우가 여기에 왔습니다. 이 덫은 우리의 여우의 굴이었기 때문에, 이 여우가 자기 집에서 편히 쉬고 있을 때 이 여우를 방문하고 싶다면, 이 덫에 발을 집어넣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의 여우를 빼고는 모든 여우들이 또 다시 거기서 발을 빼냈죠. 이 덫은 말 그대로 이 여우에게 딱 알맞게 맞춤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덫에서 살고 있는 여우는 자랑스러운 양 말했습니다. “아주 많은 여우가 나의 덫을 방문해 주었기에 나는 세계 최고의 여우가 되었다.” 그리고 이 말에는 일말의 진실이 있습니다. 일생동안 덫 속에 앉아 있는 여우만큼 덫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여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상겔스 상겔스
박정자 교수의 번역으로 동문선에서 출판된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의 재번역에 점차 속도를 붙이고 있다. 나쁜 번역이 아닌데, 굳이 새롭게 번역을 해서 낼 필요가 있느냐라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몇번인가 마주했던 적이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하고 있기는 하지만, 몇년만에 새롭게 읽는 기분이 묘하게 좋다. 이렇게 기쁨을 주는 책들만 번역을 한다면 그것이 재번역이든 신규 번역이든 좋으련만... 이 책에 이어 <비정상인들> 역시 재번역에 들어가야 하고, 내년 초에는 시간을 내서 <정신의학의 권력>도 번역에 들어갈 생각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서 읽었고, 여전히 몇 곳에서는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들의 독해 불가능성이나 이해불가능성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심세광 선생님은 이미 <안전, 영토, 인구>의 초교를 출판사에 넘긴 상태이고, 나 역시 받아 두었지만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 <생명정치의 탄생>을 번역하고 계시려나? 사실, 내게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이 두 책이지만, 나보다는 심세광 선생님이 더 적임자라고 판단해서 그냥 조용히 물러섰다.^^
하여간 초벌을 빨리 끝내서 심세광 선생님과 번역어 관련한 조율을 끝낸 후에 내년 상반기에는 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사이에 <권력과 저항>도 끝내야 하고 <세속화 예찬>도 해제를 완성해야 한다. 좀 바쁘다. 그러나 알라디너 "무화과나무"님이 <목적 없는 수단>에 대해 호평을 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보답하는 차원에서 다른 책들 역시 꼼꼼하게 번역을 진행할 것이다. (이것 외에도 몇 권의 번역해야 할 책들이 더 쌓여 있다. 빨리, 그러나 최대한 꼼꼼하게 번역을 완료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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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없는 수단>에는 감사의 말이 없다. 원래 해제도 붙일 생각이 아니었다. 하여간 어찌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정작 감사드려야 할 분들에게 송구스럽다. 이 책과 관련하여 내가 개인적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을 호명한다면, 서강대의 서정연님, 인권연구소 창에서 세미나를 함께 했던 여러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양창렬님과 이재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한다. 양창렬님과 이재원님은 내가 여러 사정으로 교정에 '함께' 참여할 수 없었던 시기에 꼼꼼하게 책을 다시 한 번 검토했고, 수정했고, 또 단어 하나를 바꾸거나 고치기 위해 여러 텍스트들을 찾아 읽었다. 함께 한 것이지만, 함께 한 것이기에 더욱 감사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현주님께도 당근 감사드려야겠다. 아내와 딸 하윤에게 바치며.(이 짧은 글을 써넣고 싶었으나, 하여간 쓰지 못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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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감벤 세미나를 생각하고 있다. 아감벤의 텍스트들을 순차적으로 모조리 읽는 것인데, 함께 읽고 고민할 수 있는 분들이 있다면 <언어활동과 죽음>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책들을 두루 읽고 싶다. <아감벤의 정치-미학적 실험>(가제)의 원고 작성을 위해 여러 혜안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텍스트들을 읽기는 했지만 (<군림과 영광>은 제외) 읽으면서 몇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들도 있고, 논의를 해보고 싶은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아렌트, 낭시, 데리다, 네그리, 지젝 등이 주로 소환될 것이고, 때로는 랑시에르나 바디우 역시 소환되어 심문에 처해질 것이다. 세미나를 언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는 여전히 고민해야 할 것이지만, 하여간 함께 하고픈 분이 있다면, 혹은 주변에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메일을 쏴주시라. sanggels@gmail.com

Posted by 상겔스 상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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