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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 인간과 동물

L’aperto

L’uomo e l’animale

 

 

조르조 아감벤

김상운 옮김

* 영어판으로 1.

인용은 금함.


 

1. 동물인 Teromorfo

2. 무두인 Acefalo

3. 스놉 Snob

4. 분리접속의 미스터리 Mysterium disiunctionis

5. 지복자들의 생리학 Fisiologia dei beati

6. 경험적 인식 Cognitio experimentalis

7. 분류학 Tassonomie

8. 서열 없음 Senza rango

9. 인간학 기계 Macchina antropologica

10. 환세계 Umwelt

11. 진드기 Zecca

12. 세계의 빈곤 Povertà di mondo

13. 열린 L’aperto

14. 깊은 권태 Noia profonda

15. 세계와 대지 Mondo e terra

16. 동물화 Animalizzazione

17. 인간발생[인류창생] Antropogenesi

18. 사이 Tra

19. 무위 Désoeuvrement

20. 존재의 바깥에서 Fuori dall’essere

 



만일 동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본성은 훨씬 더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조르주 루이 뷔퐁

S’il n’existoit point d’animaux, la nature de l’homme serait encore plus incompréhensible.

Georges-Louis Buffon

 

그렇지만 경험적 인식을 동물의 본성에서 끌어내기 위해서도 동물을 필수적이다[그렇지만 경험적 인식이 동물들의 본성에서 유래한다는 점에서 동물은 불가결하다].

토마스 아퀴나스

Indigebant tamen eis, ad experimentalem cognitionem sumendam de naturis eorum.

Thomas Aquinas




1. 동물인 Theriomorphous

 

그 날의 마지막 세 시간 동안, 신이 앉으시어 리바이어던과 노시면서 가로되, “, 리바이어던과 놀기 위해 만들었느니.”

Nelle ultime tre ore del giorno, Dio siede e gioca col Leviatano, com'èscritto: « tu hai fatto il Leviatano, per giocare con esso » .

Talmud, Avodah Zarah


[탈무드] 탈무드는 일반적으로는 학습을 의미하는 보통명사로, 유대교의 종교 경전이며, 규전율법의 주석과 응용에 의한 연구를 총칭한다. 유대교에 따르면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신에게서 받은 계율(토라)에는 문자로 기록된 성문율법과 구두로 전수된 구전율법, 이 두 가지가 있다. 기원후 200년 무렵 유대교의 구전율법을 편찬한 법규집인 미쉬나가 성립했고, 미쉬나를 핵심으로 하면서 이후 학습과 논의를 거쳐 편찬한 것이 탈무드. 팔레스타인 판본과 바빌로니아 판본, 이렇게 두 개가 있다. 그리고 이 탈무드중에서도 전설, 미담, 주술, 교훈 등에 관련된 이야기식 부분을 하다가라고 부르며, 생활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개별 종교적 행동규범을 할라하라고 부른다

[Avodah Zarah]  히브리어로, ‘foreign worship’, ‘우상숭배idolatry’낯선 것을 숭배함strange worship’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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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암브로시아 도서관에는 희귀한 세밀화를 수록한 13세기의 히브리어 성서가 한 권 보관되어 있다. 세 번째 사본(codex)의 마지막 두 쪽 전체에 그려져 있는 것은 신비적이고 메시아적인 영감으로 충만한 정경(scenes)이다. 그 중에서 135v 쪽에 있는 그림은 [하늘의] 마차(chariot)는 등장하지 않지만 에제키엘의 환상(vision of Ezekiel)을 묘사한다. [] 중앙에는 일곱 개의 하늘(heavens), , , 별들이 그려져 있으며, [이것을 에워싸듯이] 네 귀퉁이에는 파란 색을 배경으로 네 마리의 종말론적 동물들, 즉 닭, 독수리, , 사자가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 쪽(136r)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위쪽에는 세 마리의 태곳적 동물들이 놓여 있다. (날개달린 그리핀[griffin: 그리스 신화에서 몸통은 사자, 머리와 날개는 독수리인 괴물]의 모습을 한) 새인 지즈(Ziz), []인 베헤모스(Behemoth), 그리고 바다에 잠긴 채 몸을 둥그렇게 말고 있는 거대한 물고기인 리바이어던이다. 여기서 특히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사본의 결말이라는[사본을 닫는다는] 의미에서도, 인류의 역사에 대한 결말을 이룬다는 의미에서도 마지막인 정경이다. 그것은 최후의 [심판의] 날에 의인들(the righteous)의 메시아적 연회[잔치]를 재현한다[잔치가 그려져 있다]. 두 연주자의 음악 덕분에 분위기가 고조된[활기를 띤] 낙원의 나무 그늘 아래서 머리에 관을 쓴 의인들은 진수성찬이 늘어져 있는 식탁 앞에 앉아 있다. 메시아의 날들에[세상에] 토라의 계율을 평생토록 준수한 의인들은 리바이어던과 베헤모스에 대한 도살이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적절하게 이뤄진 것인지 아닌지를 전혀 개의치 않고 이것들의 살로 성찬을 즐길 것이라는 관념은 랍비의 전통에 너무도 친숙한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우리가 아직 언급하지 않았던 한 가지 세부사항이다[오늘날까지도 언급되지 않았던 부분에 있다]. 세밀화가는 관을 쓴 의인들을 인간의 얼굴[모습]이 아니라 전혀 실수 없이[아무런 착오도 없이] 동물의 머리를 지닌 모습으로 재현했다[그려냈다]. 여기서 우리는 그림의 오른쪽에 있는 세 개의 형상[의인들] 속에서 종말론적인 동물들 독수리의 사나운 부리, 소의 검붉은 머리, 사자의 머리 을 승인할 뿐만 아니라 그림 속의 나머지 두 의인들도 당나귀의 기괴한 특징과 표범의 윤곽[옆얼굴, profile]을 보여준다. 그리고 나아가 두 악사도 동물 머리를 하고 있다. 특히 오른쪽에 있어서 더 쉽게 식별되는 악사는 계시를 받은 듯한 원숭이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일종의 비올라[현악기]를 켜고 있다.

[에제키엘의 환상에제키엘서의 서두에 기록된 예언자 에제키엘의 종말론적 견신(見神) 체험으로, 미쉬나(생활을 규율하는 제의, 윤리에 관한 법규집)에서는 천지창조의 비밀과 나란히, 성서에서 유래한 두 개의 신비 중 하나로 간주된다. ‘하늘의 마차는 히브리어로 전차(戰車)’라는 뜻을 지닌 메르카바로, 일반적으로는 신의 옥좌를 지칭한다고 여겨진다. 유대교 신비주의에서 카발라(‘전승이라는 뜻)의 실천이란 명상을 통해 에제키엘의 환상을 추체험하고 하늘의 옥좌를 응시함으로써 신의 메르카바로의 참여를 맡게 된다고 간주된다. 또한 단테의 신곡정화(淨火)29100-111행에서도 개선(凱旋)하는 차로 등장한다

[지즈지즈는 천공[하늘]의 힘을 상징하는 거대한 새로, 육지의 베헤모스, 바다의 리바이어던에 대응한 것으로 간주된다. 베헤모스는 비히모스라고도 불리며, 욥기(4015-24)에 묘사되어 있으며, 신이 창조한 거수(巨獸), 보통은 하마라고 풀이되며, 인간의 지혜를 넘어선 신에 의한 창조의 신비와 자연계의 불가사의한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리바이어던은 원래 창조주 야훼에게 패배당한 종말론적·()우주적 힘을 명명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지고의 힘을 가진 바다의 괴물로 여겨진다. 이런 이름에 몸을 서리다/말다라는 함의가 있다는 것으로, 홉스는 이 거수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절대적 주권으로서의 국가권력에 견준다

[토라계시, 교육, 율법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원래는 제의, 법률, 윤리 등의 문제들에 관해 사제가 구두로 전한 교시였지만, 이것들의 집성으로서 구약성서 속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최고의 부분을 형성하는 모세5(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구약성서 전체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유대교는 이 토라에 기초하여 미쉬나, 게마라(미쉬나에 관해 율법학자가 행한 논의의 기록), 탈무드(두 가지의 집성), 미드라쉬(강해집) , 상세한 법체계를 만들어냈다

[적절하게 이뤄진원어는 kosher. 히브리어로 올바른을 의미하는 kāshēr에서 유래한다. 유대교의 율법을 따라 음식(특히 고기)이 올바른 규칙에 따라 요리되는 것. 레위기11장 및 신명기143-21절에서는 먹어도 좋은 깨끗한 동물과 먹어서는 안 되는 (건드려서도 안 되는) 더러운 동물이 상세하게 구별되어 있다


완전한(concluded) 인간성의 대표자들이[완전한 인간성을 체현한 의인들의 머리가] 왜 동물 머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을까[왜 동물로 그려져 있을까]?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했던 학자들[연구자들]은 아직까지 납득할 수 있는(convincing) 설명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주제에 관해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면서[폭넓은 시야에서 접근하고] 바르부르크학파의 방법을 유대교의 자료에도 응용하려고 시도한 소피아 아메이제노바(Zofia Ameisenowa)에 따르면, 동물의 특징[얼굴]을 한 의인들의 이미지는 그노시스의 교의를 경유함으로써 동물들의 모습을 한 장로의 표상이라는 그노시스적-점성술적 테마로 묶여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노시스적인 교리에 따르면 의인들(또는 오히려 영적인 것)의 신체는 사후에 하늘[]을 뛰어넘어 더 올라감으로써 별로 모습을 바꾸고, 각각의 하늘을 지배하는 능천사와 일체가 된다고 간주된다(Zofia Ameisenowa, “Animal-Headed Gods, Evangelists, Saints and Righteous Men,” Journal of the Warburg and Courtauld Institutes 12(1949) : 21-45).

하지만 랍비의 전통에 따르면 해당 의인들은 결코 죽은 게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이스라엘의 나머지remnant(resto, 또한 남은 부분rest’, ‘잔여remainder’)를 대표하는 사람들, 즉 메시아가 도래할 때에는 아직 살아 있는 의인들이다. 예를 들어 바룩묵시록(Apocalypse of Baruch) 294절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베헤모스는 그 대지에서 등장할 것이고 리바이어던은 바다에서 솟아오를 것이다. 천지창조의 5일째에 내가 형체를 만들고, 그 시간까지 지켜왔던 두 마리 괴물은 살아남은 자들 모두를 위한 영양분이 될 것이니And Behemoth will appear from its land, and the Leviathan will rise from the sea: the two monsters which I formed on the fifth day of creation and which I have kept until that time shall be nourishment for all who are left.” 덧붙여, 그노시스파의 아르콘이나 점성술의 장로들이 동물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는 모티프는 연구자들에게 완전히 자명하다고 하지만, 그러나 그것 자체에는 얼마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마니교의 경전에서는 아르콘들은 동물계의 구분들(두 발 동물, 네 발 동물, 조류, 어류, 파충류)의 하나하나에 각각 대응하는 동시에, 인체의 다섯 가지 성질’(, 신경, 혈관, , 피부)에도 대응한다. , 동물들의 머리를 한 아르콘의 모습은 동물의 대우주(macrocomos)와 소우주(microcomos) 사이의 은밀한 근접성을 뚜렷하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Peuch, 105). 다른 한편, 탈무드에서는 의인들의 메시아적인 잔치의 식사로서 리바이어던이 언급되어 있는 한 구절은 일련의 하가다(Aggadoth)’에 관해서 등장하는데, 그 하가다는 동물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관계에 관해서 어떤 이질적인 배분(economia)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메시아의 왕국에서는 동물적 본성도 변형될 것이라는 관념은 (이반 카라마조프도 좋아했던) 이사야서116절의 메시아적인 예언에서 [이미] 암시되어 있다. 거기서는 다음과 같은 서술을 볼 수 있다. “늑대는 양과 함께 살고 / 표범은 산양 곁에서 잠을 잘 것이다 / 소와 새끼 사자가 함께 풀을 뜯고 / 목동 혼자만이 이 동물을 이끄니. ; 늑대가 새끼 양과 어울리고 / 표범이 숫염소와 함께 뒹굴며 / 새끼 사자와 송아지가 함께 풀을 뜯으리니 /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the wolf shall live with the sheep, / and the leopard lie down with the kid; / the calf and the young lion shall grow up together, / and a little child shall lead them.

[바룩묵시록] 구약성서에 나오는 예언자 예레미야의 제자 바룩의 이름으로 된 위경(僞經). 여러 사람이 그의 이름을 빌려 글을 썼는데 바룩서()(외경)와 구별하기 위하여 2 바룩서(시리아어판) 3 바룩서(그리스어판)라고도 한다. 원본은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로 쓰여진 듯하며, 내용은 시리아어역 바룩묵시록의 하나인 4 에즈라서(에즈드라 제2)와 같은 시대의 것으로, 여기에 나타난 몹시 비관적인 역사관과는 대조적으로 종말의 도래와 이스라엘의 승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그리스어역 사본(寫本)과 그리스어로부터 중역(重譯)한 시리아어역 사본이 남아 있는데, 전자는 100130년경에 현재의 형태로 꾸며진 듯하다. 후자는 같은 체의 그리스어역인데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묵시록은 4 에즈라서, 요한 묵시록과 함께 1세기 말의 3대 묵시록으로 일컬어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바룩묵시록 [Apocalypse of Baruch, 默示錄] (두산백과)

[아르콘지배자, 통치자라는 뜻. 그노시스파 신학에서는 하급세계의 가짜 신의 별명으로, 저차(低次)의 아이온. 우주를 창조한 것은 아르콘이라고 간주되며, “첫번째 아르콘, 프로토아르콘이라고 할 때에는 우주창조자로서의 가짜 신을 전제한다. 천국과 명계와 국가를 지배하는 천사이며, 아이온이나 대천사와 동일시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온을 참고

그 때문에 이스라엘의 생존자에게 동물의 머리를 배정함으로써 암브로시아 사본의 세밀화가가 의미하고자 했던 것이 최후의 심판일,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새로운 형태로 화해하고 인간 자체가 그 동물적인 본성과의 화해를 성취할 것이라고 본 점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꼭 있을 수 없는 얘기인 것은 아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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