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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1 : 생명정치와 통치성

노성숙, <사이렌의 침묵과 노래>(여이연, 2008)

by 상겔스 상겔스 2008. 11. 1.
* 재미있는 신간이 없나 살펴보다 우연히 보게 되었다. 책 소개란에 나와 있는 다음 대목만으로도 이 책을 살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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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에게 사이렌이라는 타인의 존재는 모든 관계의 중심인 자신, 즉 자아의 목표와 연관해서만 의미 있는 존재이자 단지 주변적이고 수단화된 존재로서 이해된다. 더욱이 그 타인이 자신의 목표를 위협할 때, 그의 삶에서 타인은 항상 자기보존에 적대적인 방해자로 남는다. 그는 이러한 방해자와의 투쟁에서 자신만을 믿고 의지한 채 홀로 살아남아야 하며, 이를 통해 결단성 있고 독립적인 자아로서의 동일적 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남은 오디세우스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는 '자기를 보존하고 살아남았지만 화석화되었고, 아름다운 노래를 듣기는 하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었으며' 결국 자기 자신의 사슬 안에 갇힌 채 타인을 바라보았을 뿐 그 타인을 실제로 만날 수는 없었다.
이와 달리 사이렌들의 비동일적 자아에게 타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오디세우스를 만났을 때에도 그녀들은 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다가가고, 오디세우스를 받아들이려 한다. 그녀들의 태도에서 관계의 중심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로 향해 있고, 그녀들은 타인에 대한 미메시스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또한 이러한 태도는 오디세우스처럼 타인을 합리적인 계산에 의해 수단화하는 교환상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들은 '그를 돕고자 하며, 사랑하면서 유혹하고 싶은 배려와 함께 그를 만나려' 한다. 이들은 타인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이해심과 감정적 끌림에 근거하여 행동한다. (140~141쪽, '사이렌들:비동일적 자아'에서)
사이렌의 침묵과 노래
카테고리 사회/정치/법
지은이 노성숙 (여이연,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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