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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 출판사에서 푸코 강의록을 모두 출간한다. 심세광 선생이 주로 신간들을 번역하고, 나는 박정자 교수가 번역 출간했던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와 <비정상인들>을 재번역하기로 일단 역할 분담을 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차에, 아감벤 세미나가 시작되어 버렸다. 잘 알다시피 아감벤을 언급하려면 푸코에 대한 언급이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푸코에 관해 머리속에 든 것은 사실 10년 전의 것에 불과하고, 그래서 주권이나 생권력, 생정치와 관련된 대목만이라도 빨리 읽어야 했고, 내친김에 그 대목은 재번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재번역이기는 하지만, 문투로 강의투로 바꾸어야 하고, 정말 재번역이기 위해서는 새롭게 모든 것을 봐야 했다. 그래서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 세심하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결국, 의심이 의심에서 그치지 않고 확증이 되어 버렸다. 번역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문장이 빠지기도 한다. 이 정도는 실수이니 그냥 넘어가면 된다. 그런데 문장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게 되면, 이건 참, 욕지거리가 나온다. 그냥 평범한 문장을 전혀 다르게 번역해 버리면 화가 날 뿐만 아니라, 역자의 정치적 성향뿐만 아니라 자질까지도 괜시리 의심하게 된다. (박정자 교수의 번역은, 아주 잘 된 번역은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읽을 수는 있는 번역이라고들 한다. 나도 대충 공감한다.)
어쨌든 이런 식의 번역은 좀 아니다. 원문에 없는 얘기를 굴절시키면, 도대체 왜 번역을 하는 걸까? 그냥 자기 얘기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사소하지만, 동문선에서 나온 한국어본 300쪽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사회주의에 철퇴를 가하는 게 될 것이다."
원문 : La, il m'est tres difficile d'en parler. En parler comme cela, c'est pratiquer l'affirmation massue. (악상 생략) 232쪽.
 영문 : I find this very difficult to talk about. To speak in such terms is to make enormous claims. 261쪽. 
 
푸코 자신이 현존 사회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 강의가 이루어지던 76년에 새삼 나온 것도 아니고, 또 이어지는 대목에서 이에 관해 대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사회주의에 철퇴를 가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과장 해석되어야 한단 말인가? 좀, 어이 없는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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